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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MC계의 유재석 'MC 딩동' 카메라 켜지면 무대서 퇴장… 'TV 절대 안 나오는 MC' 덧글 0 | 조회 875 | 2016-01-31 23:37:23
운영자  


'유희열의 스케치북' 사전 MC를 보고 있는 MC딩동. MC딩동 제공


'카메라 불이 들어오면 무대에서 나가고, 카메라 불이 꺼지면 무대로 들어가는 사람'.

사전 MC 'MC딩동'은 이렇게 매번 몇 발자국 너머로 방송을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한다. '사전 MC계의 유재석'으로 불리는 'MC딩동'(본명 허용운)은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의 행사 전문 MC다.

"이래 봬도 SBS 공채 개그맨 출신…
객석이 시청자, 1년에 30만 명 만나
팬클럽까지 공부하는 진정성에
가수·배우들 행사 때면 저를 찾죠"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 MC딩동을 하루에 두 세번 만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를 빼고는 가수들의 쇼케이스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팬미팅 행사를 거론할 수 없을 정도로 MC딩동은 요즘 '장외 MC'의 대세다.

사전 MC는 프로그램 녹화 전에 관객들의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한다. 녹화 중간중간에 투입되기 때문에 녹화 내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프로그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MC딩동이 녹화를 위해 대기하는 시간은 4~7시간 정도. 대본도 없이 마이크 하나만 들고 관객들과 호흡을 해야 하는 사전 MC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사전 MC는 일종의 바람잡이인데 이제는 직업에 대해 인정해주는 사람 많습니다. 제가 사전 MC라는 직업이 자리를 잡는데 조금이나마 역할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KBS '불후의 명곡', '유희열의 스케치북', '1대 100' 등 세 프로그램의 사전 MC로 관객들과 호흡하지만, 정작 방송에서 MC딩동은 없다. MC딩동은 그러나 이제 그것을 자신의 천직으로 생각한다.

"방송 MC에 대한 욕심이 왜 없겠어요. 어머니도 사전 MC가 뭘 하는건지 아직 잘 모르십니다. 저의 어머니도 모르시니, 잘못된 것은 아닌데 '웃픈'일이긴 하죠. 방송 나오면 좋고 영광스럽겠지만 제 역할이 있습니다. (방송을 하는 연예인들과) 함께 하지 못하니 고민을 한적도 있습니다. 고민을 깨기까지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너의 한계라고 말한 사람도 있었죠."

MC딩동은 그런 고민을 깨게 한 사람이 바로 선배 신동엽이었다고 말했다.

"왜 나는 저렇게 안될까? 나는 왜 아직 이 자리에 있을까? 그 생각을 깬 게 동엽이 형입니다. '기죽거나 주눅들지 마라. 너에게 시청자는 객석이다. 특화된 직업의 전문가 1인자인데, 왜 그들을 동경하고 상처를 입나? 마이크 잡고 MC 보는 사람이다 너도!' 동엽이 형의 이 말이 제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습니다."

MC딩동은 "물론 부럽기는 하지만 길이 서로 다르다. 언젠가 그 길이 저에게도 주어지겠죠"라며 웃었다. 그는 "훗날 내가 잘되더라도 은인 같은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이나 '스케치북'의 사전 MC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MC딩동의 네비게이션에는 KBS가 '평생직장'으로 등록돼 있다.

사전 MC를 전문으로 하던 MC딩동은 이제 가수들의 쇼케이스와 배우들의 팬미팅, 생일파티 등의 행사에서 가장 잘나가는 MC다. 몸값도 많이 올랐다. 행사 전문 MC로 이름을 알리기까지 MC딩동의 인맥관리가 큰 영향을 미쳤다.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나름의 인맥 철학이 오늘날의 MC딩동을 만든 것이다. 사람을 대하는 MC딩동의 '진정성'이다.

"보이스코리아 사전 MC를 할 때 승훈 형(신승훈)이 몸이 좋지 않아 링거를 맞으러 간적이 있습니다. 승훈 형이 돌아올 때까지 1시간 40분 동안 노래도 하고, 토크쇼와 원맨쇼를 한 적이 있어요. 승훈 형이 그것을 보고 팬미팅할 때 직접 전화를 걸어 팬미팅 사회를 본 적이 있습니다. 승훈 형이 '유재석, 김재동이 MC를 봤는데 너의 시대가 온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사전 MC를 보면서도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을 자신의 교과서로 생각하고 배우고 있다고 MC딩동은 말했다.

"아이돌이나 개그맨 등 MC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저는 그들보다 행복합니다. 교과서를 쓴 사람들한테서 과외를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희열, 조우종 아나운서 등에게 과외를 받는 것이죠. 언젠간 내공을 갖고 그들과 견주었을 때 저만의 스팩이 있다고 생각하면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그가 맡은 첫 행사는 지난 2008년 MC몽의 쇼케이스 행사. 행사를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정도로 행사비가 넉넉하진 않았지만, MC몽과의 인연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몸값'도 당시에 비해 20~30배가 뛰었다.

그렇게 시작한 행사 MC가 이젠 가수 아이유, 백지영, 김태우, 허각, 울랄라세션, 윤도현, 손호영, 디제이디오시, 거미, 임시완, 배우 이준기 등 쇼케이스나 팬미팅 등 각종 행사에서 MC딩동을 찾는 연예인들이 수도 없이 많다. 많은 연예인들이 MC딩동에게 직접 행사를 부탁할 정도다. 최근의 한 행사에서는 아이유가 직접 손편지를 써서 아기 선물까지 보낸 적이 있다.

2006년 인천에서 서울로 상경할 때 폰에 저장된 사람이 5명뿐이었는데 10년 만에 2천800명으로 늘어난 것만 봐도 그의 인맥 관리를 잘 알 수 있다. 2010년 겨울, 3명의 관객 앞에서 행사를 진행한 적도 있는 MC딩동이 현재 사전MC를 통해 1주일에 만나는 관객은 5천 명, 1년에 30만 명에 이른다.

"쇼케이스나 팬미팅에서 한번 맺은 인맥은 금맥입니다. 말하는 직업을 가진 우리 같은 사람은 주변의 도움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행사 전에 철저히 준비를 합니다. 팬클럽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가죠."

그의 마당발 인맥은 2011년 자신의 결혼식에서 잘 나타난다. 그는 "장인어른이 저만 보면 한숨을 쉬었지만, 결혼식을 보고 열심히 사는 것을 인정해주셨다"고 말했다. 주례는 개그맨 김용만, 사회는 연예가 중계 김태진, 축가는 에스지워너비, 여기에다 이적이 '다행이다'를 피아노를 직접 치면서 라이브로 축가를 들려줬다.

MC딩동은 매니저 겸 제자가 두 명 있다. 잘나가던 회사를 접고 MC딩동에게 배우기 위해 들어온 친구들이다. MC딩동은 이들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가르쳐 준다. 가족과 함께 나들이도 함께 할 정도다.

"방송을 이렇게 하는거다고 가르쳐 주는 누군가가 나타나길 바랐죠. 그러나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내가 그 누군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허준호, 준수 쌍둥이의 아빠가 된 MC딩동은 결혼 후 일이 더 많아져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탯줄을 자르는데 모 기업에서 행사 섭외가 들어와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아야 했던" MC딩동은 스스로 행복한 MC라고 생각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 행복한 MC'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MC딩동은 최근 초록뱀주나이엔엠과 전속 계약도 맺었다.

"좋은 MC,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 꿈입니다. 제게 주어진 것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열심히 살 겁니다. 무대에서 신나게 혀에 땀나도록 얘기하는 것, 노인대학 미팅 때도 사회를 보는 평생 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춘우 선임기자 bomb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