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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인터뷰①]MC딩동 "난 대중에겐 듣보잡, 별을 빛나게 하는 밤하늘" 덧글 0 | 조회 22 | 2017-09-11 00:00:00
관리자  
MC 딩동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MC딩동(38)은 최근 KBS2 ‘1박 2일’에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나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차세대 예능 기대주로 꼽히게 손색이 없는 활약상이었다. 그는 대중에겐 아직 낯선, 스스로의 표현대로 아직 ‘듣보잡’일 수 있지만 사실 방송가, 가요계 등에서는 최고의 행사MC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다.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인 그의 행사MC 경력만 10년. 적어도 방송국 사전MC, 가요 쇼케이스 및 팬미팅 등의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진행 능력과 순발력을 뽐낸다. ‘재야의 유재석’이라는 타이틀이 괜히 붙은게 아니다.

MC딩동을 만나 그가 생각하는 행사MC의 매력, 노하우, 방송계 진출 의욕,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MC딩동이란 이름은 어떻게 지었나. 
2008년 무렵 인터넷 방송에서 길거리 VJ를 할 때 지은 이름이다. TV 프로그램에서 길거리 방송으로 유명했던 닥터 노(노홍철), 슈파사이즈, 붐 처럼 뭔가 특이한 이름이 필요할 거 같았다. 예명을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이빨’, ‘MC 뻐꾸기’,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떡볶이’ 등의 이름을 떠올렸다. 고민하던 때 호프집에 갔다가 딩동, 벨을 누르면 종업원이 오는 데서 영감을 받아 ‘MC딩동’으로 지었다.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겠다는 의미였다. 실제 의상에 호프집 벨을 달고다니기도 했다.

초반엔 이름이 값싸보이고, 비호감인데다가 3류 같다는 부정적인 주변 의견이 많았다. 하루는 여의도 공원에서 농구를 하는데 누가 ‘딩동’하고 내 이름을 부르는 거다. 나를 알아보나 싶어 내심 반가웠는데 골든리트리버가 뛰어오더라. 이름을 다시 바꿔보라는 사람도 있었고, 그렇게 활동하지 말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있다. 그런데 이름은 잘 지킨거 같다. 사람들에게 인식이 금방 되고. 어감도 괜찮다.  

-가요 쇼케이스 진행자로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2008년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사전MC를 맡았다. 나를 보고 간 분들이 입소문을 내주면서 그해 MC몽 쇼케이스부터 시작했다. 한번은 기사를 보는데 내 얼굴이 범죄자처럼 모자이크 처리돼 있더라. 가수 옆에 선 내 위치가 잘못됐던 거다. 위치, 동선부터 하나씩 연구해 나갔다.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 ‘MC딩동이 쇼케이스를 맡으면 1등 한다’는 소문도 퍼졌다. 임창정 형이 그런 언급을 공개적으로 해주며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최근 가수들 쇼케이스 진행의 대부분을 도맡는 것 같다.
내가 예능 프로그램은 잘 안보는데 음악 순위프로그램은 꼭 본다. 다시보기를 해서라도 본다. 얼마전 한 순위프로그램에 13팀이 나왔는데 그중 9팀 컴백 및 데뷔 쇼케이스를 내가 진행했더라. 지난해 48개팀 쇼케이스를 맡았는데, 그 기록을 올해 상반기에 깼다. 최근 2주간 팬미팅 및 쇼케이스 등의 일정만 스무개였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싶을 때도 있다. 대중은 몰라도 아이돌 팬은 나를 안다. 내가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사전 진행을 하는데 출근길에 희열 형보다 더 큰 박수와 함성을 받아서 최근에 형이 “뭐냐?”고 놀란 적이 있다. 

MC 딩동

-정상급 행사 MC로서 자부심도 있겠다. 
나는 하루도 쉬지 않고 마이크를 잡고 얘기한다. 손에 마이크 굳은살이 있다. 이건 내가 존경하는 신동엽 형에게도 없는 굳은 살이다. 자랑스럽다. 얼마전 행사MC 모임이 있어서 갔는데 다 내 사진을 찍더라. 

행사 MC의 위상은 예전에 비해 많이 올라갔다. 나는 솔직히 말해 일반인에겐 ‘듣보잡’이다. 그러나 가요 쇼케이스 행사에 가면 보디가드가 나를 맞으러 주차장까지 나올 정도로 대접 받는다. 행사비도 예전에 비해 많이 올랐다. TV에 자주 노출되는 분들 만큼은 아니지만 내 분야에서 인정 받고 활동하고 있다.  

나는 방송 사전MC를 직업화시켰다. 원래 방송국 조연출이나 FD가 하던 일이다. 예전에 김제동 선배가 윤도현의 러브레터 사전MC를 오래 한 적이 있는데 나는 한창 때는 일주일에 7개 프로그램을 했다. 지금도 불후의 명곡, 유희열의 스케치북, SNL 등의 사전MC를 맡고 있다.

대중은 나를 몰라도 아는 분들은 나를 안다. 그것만 해도 성공이다. 내가 지난 10여년간 만난 방청객수만 1800만명이다. 영화 ‘명량’을 이겼다. 10년 더하면 4000만 관객을 만나게 된다. 굳이 방송에 안해도 온국민이 나를 알게 되는 셈이다. 

-행사MC로 마음가짐은. 
이 분야에는 재야의 고수가 정말 많다. 많이 알려진 MC들과 활동 분야가 다를 뿐이다. 단순히 TV에 나오는 진행자만 MC라면 우리나라에 MC는 열명 정도 밖에 없다.

열악한 상황에서 정말 잘하는 MC들이 많다. 어떤 행사에 가면 주최 측이 “어이, 사회자 양반”이라고 부른다. 내가 용접 기사도 아닌데 ‘시간 좀 떼워주세요’라고 한다. 당연히 대본은 없다. 그런 행사 진행은 방송만 하는 사람은 절대 할 수 없다. SNL은 본 방송이 한시간 십분인데, 나는 사전MC로 혼자 50분 동안 떠들다 내려온 적도 있다. 

내 소원은 방송 연예 대상 처럼 행사MC만을 위한 잔치를 만드는 거다. 돌잔치, 결혼식 사회, 기업 사회, 재능 기부, 가요 쇼케이스, 영화 제작 발표회 부문 등을 시상하며 재야의 친구들만을 위한, 우리만의 잔치를 벌여보고 싶다. 

집을 나설 때 나는 거울을 보며 ‘자존심은 버리고, 자신감만 갖고 가자’고 혼잣말을 한다. 관객이 나를 보러 온게 아니고, 나를 위한 자리가 아닌걸 안다. 누군가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언제 행복하냐고. 나는 스케치북 사전MC로 무대에 섰다가 내려온 뒤 유희열 형이 무대에 오르는 순간 관중이 희열 형에게 박수를 칠 때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저 박수의 20%는 내가 끄집어낸 것 같아서다.

나도 사람인데 당연히 대중에게 더 보이고 싶고, 예능에도 나가고 싶다. 아직 어리지만, 결혼했고 아이들도 있다. 이 분야에서 오래 활동하고 싶고, 이 일로 오래 돈도 벌고 싶다. 그렇게 내 욕심과 만족도 중요하다. 하지만 상대의 만족감을 채워주는게 지금 내게 주어진 일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마치 밤하늘 같다. 스타를 더 빛나게 하려면 더 안보여야 하고, 더 없어 보여야 한다.

-행사도 분야가 많다. 각 행사별 진행 노하우가 따로있나.
지역 축제도 가봤고, 직원 10명 앞에서 마이크없이 진행해 본 적도 있다. 지금은 대기업 행사 진행도 많이 맡는다. 행사 진행은 맛집의 원리와 같다. 맛집은 메뉴가 많지 않고, 몇개만 있지만 그 안에 노하우들이 담겨 있다. 쓰는 기술이 많지 않아도 공부는 필수다. 해당 회사 공부를 특히 많이 한다. 직원들이 자주 가는 식당, 사장님의 특기나 이력을 다 알고 가고, 사장님께 직원들이 하고 싶은데 차마 못하는 말을 내가 대신한다. 

대학 축제에 가면 일찍 교내 식당에 가서 밥을 먹으며 학생들과 대화를 나눈다. 그러며 학생들이 자주 가는 노래방 이름까지 꿴다. 만약 그 축제에 초대된 가수가 30분 늦는다는 연락을 받으면 무대 위에서 “가수가 고퀄리티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교문 앞 거북 노래방에서 지금 목을 풀고 있다네요.”라는 식으로 디테일한 접근을 한다. 

가요 쇼케이스 행사 진행을 맡으면 가수의 근황, 특기, 최근 기사, 팬덤의 동향 등에 대해 팬 매니저와 오래 대화를 나누고, 팬카페에도 가입한다. 쇼케이스는 데뷔팀이면 한시간, 컴백팀이면 30분 전에 미리 가서 함께 준비한다. 내가 진행을 맡은 팀이 가요 순위프로그램 1위 후보에 오르면 ARS 유료 문자투표에 열심히 참여한다. 

팬미팅은 연예인, 소속사가 아닌 팬의 입장에서 진행한다. 예를 들어 어떤 남자 듀오팀 팬들은 멤버 둘이 눈빛 교환하는 걸 좋아한다. 남자 아이돌을 좋아하는 여성 팬 일부는 다른 여성 팬이 무대에 오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면 여자가 아닌 남자 팬만 무대로 부른다. 그룹엔 말이 별로 없는 멤버가 100% 존재한다. 조용한 그 멤버에게 말 한마디라도 더 시킨다. 팬의 언어도 알아야 하고, 그 팀이 나오는 CF도 다 숙지해야 한다. 에이핑크 손나은에게 무대 위에서 ‘손나 예뻐’라고 외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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